뇌전증의 분류와 진단

1. 뇌전증이란?

뇌전증(epilepsy)은 반복적인 발작(seizure)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발작은 뇌의 일부분 또는 전체에서 비정상적인 신경활동이 발생할 때 나타난다. 이는 유전적 요인, 뇌 손상, 감염, 대사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연령, 병력, 발작 형태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

2. 뇌전증의 분류

뇌전증은 임상적 특징과 발작의 기전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된다.

(1) 발작 유형에 따른 분류

1. 부분발작(focal seizure)
   • 뇌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발작으로, 국소적 증상을 보인다.
   • 의식 변화 여부에 따라 단순 부분발작(simple partial seizure)과 복합 부분발작(complex partial seizure)로 나뉜다.
   • 발작이 진행되면서 전신으로 확산되면 이차성 전신발작(secondary generalized seizure)으로 발전할 수 있다.
2. 전신발작(generalized seizure)
   • 뇌의 양쪽 반구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발작.
   • 대발작(tonic-clonic seizure): 강직기(tonic phase)와 간대기(clonic phase)가 순차적으로 나타남.
   • 소발작(absence seizure): 짧은 의식 소실과 함께 나타나며, 주로 소아에서 흔함.
   • 근간대발작(myoclonic seizure): 짧은 시간 동안 근육이 불규칙적으로 수축.
   • 무긴장발작(atonic seizure): 갑작스러운 근육 긴장 소실로 인해 환자가 넘어짐.

(2) ILAE(국제뇌전증연맹) 기준에 따른 분류

ILAE는 뇌전증을 원인과 임상적 특징에 따라 세분화하여 분류한다. 2010년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뇌전증은 크게 유전적(epileptic syndromes), 구조-대사적(structural-metabolic), 원인미상(unknown cause) 으로 나뉜다.

• 유전적 뇌전증: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뇌전증으로, 조기 진단과 유전 상담이 중요하다.
• 구조-대사적 뇌전증: 외상, 뇌졸중, 종양, 신경퇴행성 질환 등의 구조적 이상이나 대사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 원인미상 뇌전증: 현재로서는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3. 뇌전증의 진단

뇌전증의 진단은 병력 조사, 신경학적 검사, 뇌파검사(EEG), 신경영상검사(MRI, PET 등)를 통해 이루어진다.

(1) 병력 조사

환자의 발작 당시 상황, 증상, 발병 연령, 가족력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뇌전증 여부를 판단한다.

(2) 신경학적 검사 및 영상검사

• 뇌파검사(EEG):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여 발작의 발생 부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 MRI/PET/SPECT: 뇌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고, 뇌전증을 유발하는 병소(epileptogenic zone)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3) 실험실 검사

• 혈액검사(CBC, 생화학 검사): 대사 이상, 감염, 전해질 불균형 여부 확인.
• 유전자 검사: 특정 유전적 요인이 의심될 경우 시행.

4. 뇌전증의 치료와 관리

뇌전증의 치료는 약물 치료가 기본이며, 필요에 따라 수술, 케톤식이요법, 신경자극 치료 등이 적용된다.

(1) 약물 치료

대부분의 환자는 항뇌전증제(AEDs)로 발작을 조절할 수 있다. 환자의 발작 유형과 기저 질환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2) 수술 치료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경우, 발작을 유발하는 병소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측두엽 절제술, 해마 절제술 등이 있다.

(3) 비약물 치료

• 케톤식이요법: 고지방·저탄수화물 식이로 뇌의 대사 상태를 변화시켜 발작 빈도를 줄이는 치료법.
• 미주신경자극술(VNS): 미주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발작을 억제하는 방법.

5. 결론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과 임상적 특징을 가지는 신경계 질환으로, 정확한 분류와 진단이 치료의 핵심이다. 국제 기준(ILAE)을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